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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팔아 권력을 지키는 조직: 분당 갈보리교회 횡령 의혹과 예배당 폭력이 드러낸 종교의 민낯

독서하는 수삼이 2026. 2. 1. 22:11

2023년 11월 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갈보리교회 예배당에서 벌어진 폭력 사건은 종교가 도덕의 보루라는 통념을 완전히 무너뜨린 장면이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교회 내부 분쟁이 아니라, 신앙을 명분으로 권력을 세습하고, 헌금을 사유화하며, 문제 제기를 폭력으로 억누르는 종교 조직의 전형적인 작동 방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다.

갈보리교회는 개신교 장로교 계열의 대형 교회로, 지역사회에서 ‘영적 권위’를 자처해 왔다. 그러나 그 실상은 세속 조직보다도 더 폐쇄적이고 책임 회피에 능한 권력 집단에 가까웠다. 담임목사 이○○ 씨는 교회 설립자의 뒤를 이어 사실상 목회직을 세습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동시에, 교회 재정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중대한 의심을 받아 왔다. 신의 부르심이 아니라 혈연과 권력이 직위를 결정하는 구조 속에서, 종교는 더 이상 신앙이 아니라 가업에 불과해 보였다.

문제는 의혹의 규모와 내용이었다. 담임목사는 교회 산하 영어유치원 운영 자금 약 10억 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고발되어 2023년 11월 검찰에 의해 기소되었다. 유치원 예산을 교회 공식 계좌와 분리해 관리하며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거나 회계 처리를 누락한 정황은, 일반 사회에서라면 명백한 범죄로 취급될 사안이다. 그러나 종교 조직 안에서는 이것마저 “선교 목적”이라는 모호한 단어로 세탁되었다. 신의 이름은 이처럼 책임을 흐리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었다.

더 노골적인 문제는 교회의 대응이었다. 교회 지도부는 의혹이 제기되자 사실 확인이나 외부 감사 대신, 비판하는 교인들을 ‘질서를 어지럽히는 자들’로 몰아세웠다. 검찰 기소 이후에도 예배라는 집단 의례의 공간을 이용해 “기소는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라는 왜곡된 메시지를 반복하며 교인들의 판단 능력을 무력화하려 했다. 신앙 공동체라기보다는, 지도자를 보호하기 위해 신도들을 동원하는 정치 집단의 모습이었다.

이러한 억압과 왜곡이 결국 폭력으로 터져 나온 것이 11월 6일 사건이다. 교회 개혁과 재정 투명성을 요구하는 교인들이 예배당에서 기도회를 열던 중, 담임목사를 지지하는 부목사가 단상에 올라 여성 신도를 거칠게 밀쳐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피해자는 꼬리뼈 골절로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사랑’과 ‘용서’를 설교하는 공간에서, 그것도 성직자의 손으로 가해진 폭력은 종교의 언어가 얼마나 공허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그러나 교회의 반응은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명백한 폭행 장면이 영상으로 공개되었음에도, 교회는 이를 “사고”로 축소했고 “쌍방 몸싸움”이라는 표현으로 가해자의 책임을 흐렸다. 사과는 없었고, 반성도 없었다. 오직 조직을 지키기 위한 변명과 자기합리화만이 반복되었다. 종교 조직이 스스로를 법과 윤리 위에 놓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장면이었다.

이 사건이 한국 사회에 준 충격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많은 시민들이 “교회의 도덕적 권위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낀 이유는 명확하다. 신앙은 개인의 문제일 수 있지만, 종교 조직은 현실의 권력이고 자금이며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세속 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권력이 감시받지 않을 때, 종교는 도덕의 수호자가 아니라 부패의 은신처가 된다.

분당 갈보리교회 사건은 우연도 예외도 아니다. 재정 권력이 소수 성직자에게 집중되고, 비판은 ‘믿음 없음’으로 낙인찍히며, 범죄 의혹조차 신의 이름으로 방어되는 구조 속에서, 폭력은 필연적인 결과다. 이 사건은 분명히 보여준다. 종교는 도덕을 보장하지 않으며, 오히려 비판을 차단하는 순간 가장 위험한 권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