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지도자를 국가가 임명한다고? 이는 시대를 거꾸로 되돌리는 발상에 다름 아니다. 종교는 본래 정치와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인데, 이제는 국가의 승인 없이는 종교 지도자가 탄생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최근 교황청과 중국의 주교 임명 합의 연장은 이러한 황당한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상황을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교회의 독립성을 지키기보다는 정치적 타협에 동의하며 상황을 수용하고 있는 듯하다.교황청은 중국과 "존중과 대화"를 통해 협력하겠다고 하지만, 이러한 존중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수십 년 동안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숨어 신앙을 지켜온 지하 교회 신자들에게 이 합의는 기만적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그들은 독립적인 신앙을 지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