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인도 동부 자르칸드 주 란치에서 발생한 사랑의 선교회(Missionaries of Charity) 산하 시설의 영아 불법 입양 사건은, 종교적 자선이 어떻게 제도적 통제 부재 속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로 전락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 사건은 단순한 일탈이나 개인의 범죄로 축소될 수 없으며, 종교 권위에 의해 보호받아 온 조직 구조 자체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요구한다.
문제가 발생한 시설은 가톨릭교회 산하 국제적 자선 수도회인 사랑의 선교회가 운영하는 미혼모 보호시설로, 오랫동안 ‘가난한 이들을 위한 헌신’이라는 도덕적 명성을 축적해 온 기관이었다. 그러나 2018년 인도 경찰은 이 시설에서 신생아를 정상적인 법적 입양 절차 없이 금전과 맞바꾸어 외부 가정에 넘긴 정황을 포착하고, 시설 책임 수녀와 직원을 체포했다. 조사 결과, 영아는 한 명당 약 12만 루피라는 사실상의 가격표가 매겨진 채 거래되었으며, 일부 친모들에게는 아이가 사망했다는 허위 사실까지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이 특히 심각한 이유는, 범죄가 종교적 권위와 자선의 언어로 포장된 공간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미혼모와 신생아라는 가장 취약한 존재들이 보호받아야 할 장소에서, 오히려 조직 내부의 판단과 재량에 의해 권리 주체가 아닌 ‘처분 가능한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은, 종교 자선이 윤리적 무오류성을 전제할 때 어떤 위험이 발생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해당 시설에서 이미 2014년 유사한 영아 매매 의혹이 제기되었음에도 실질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정황이다. 이는 단순한 관리 소홀이 아니라, 종교 기관이 외부의 법적·행정적 감시를 회피할 수 있었던 구조적 특권을 시사한다. ‘선의’와 ‘성스러움’이라는 상징 자본은, 오히려 책임성과 투명성을 약화시키는 방패로 작동해 왔다.
사건 이후 사랑의 선교회 본부는 유감을 표명하며 수사 협조 의사를 밝혔으나, 동시에 교계 일각에서는 수사가 종교 탄압이라는 프레임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종교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는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대응이다. 국가 권력의 과잉 여부와는 별개로, 아동 매매라는 중대한 범죄 혐의 앞에서 조직 전체가 피해자 담론으로 이동하는 태도는 제도적 자기 성찰을 회피하는 전형적인 반응이라 할 수 있다.
이 사건은 ‘마더 데레사’라는 상징적 인물의 명성과, 그 이름 아래 형성된 도덕적 면죄부가 얼마나 강력하게 작동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종교 조직이 사회적 신뢰를 독점할수록, 그 내부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외부로부터 은폐되기 쉽고, 피해자는 침묵을 강요받는다. 종교 자선이 세속 법질서 위에 존재한다는 암묵적 전제가 유지되는 한, 유사한 인권 침해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결국 란치 사건은 가톨릭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종교 기반 복지 시스템에 던져진 경고다. 자선과 선교는 면책 사유가 아니며, 종교적 동기 역시 법과 윤리의 적용을 유예하지 않는다. 종교 기관이 진정으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자 한다면, 내부 규율이나 도덕 담론이 아니라, 외부의 강제력 있는 감시와 투명한 책임 구조를 기꺼이 수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랑’과 ‘자비’라는 언어는, 가장 약한 이들을 착취하는 가장 위험한 가면으로 남게 될 것이다.